“어떻게 우아하게 양보하면서,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How to climb down gracefully and not become an old bore. Financial Times, 2021. 10. 9)”라는 기사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을 하면서 씁쓸했습니다.
프랑스의 지성, 시몬 드 보부아르가 “노인은 거절당한 불량품”이라고 했다는데, 나이가 들어 가면서 육체가 약해지고 마음이 나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좀 덜 늙은 척 하면서, 젊은이들과 어울리면서 당당하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합니다.

필자가 그리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몇 가지 있는데, 타당하거나 정확한 답안은 아니지만, 참고는 될 듯 합니다.

첫째,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겁니다. 기업이나 사회 단체, 학교 등 불러주는 곳마다, 어디든지 찾아가서, 최선의 강의를 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도와 주려고 하면서 배울 점을 찾아 봅니다. 가끔 필자인 저 자신에 대해 실망도 하고 타인을 만난 것을 후회도 하지만, 그들도 그럴 터이니 괜찮습니다. 아직은 강의나 만남이나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둘째,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매주 두어 번씩 서점을 들락거리며 책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새로 나온 책을 뒤적이며 세상의 흐름을 읽으려니 시간이 부족합니다. 매주 두어 편의 글을 써서 신문사에도 보내고 블로그도 쓰면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간혹 제안하는 글이 신문에 실리면 원고료도 받고 보람도 느낍니다. 글을 읽고 공감을 표해 주기도 하고 강의를 요청하는 분도 계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셋째, 외신을 읽으면서 공부를 합니다. 뉴욕타임즈와 Financial Times, BBC와 Al Jazeera 등을 읽으며 단어를 찾고 문장을 해석하면서 영어 공부를 합니다. 요즘 들어 한국의 문화 예술의 발전에 대한 뉴스가 곳곳의 외신에 자주 실리는 걸 보니 기분도 좋고, 재미도 있어서 수시로 인쇄를 하고 스크랩을 해 두고 읽어 봅니다.

넷째, 새롭게 운동을 합니다. 날마다 방에서 아령 150회를 하면서, 오가는 길에는 아파트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에 매달려 수시로 몸을 움직입니다. 지하철을 탈 때는 가급적 계단을 뛰어 오르내립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싶은 욕망이 일어도 건강한 척 하는 즐거움도 있답니다.

끝으로 신세대 노래를 배웁니다. 이미자 나훈아 조용필 세대이지만 지코, 제시, G-Dragon 등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도 춥니다. 음도 틀리고 가사도 잊어 먹지만 흥얼거리며 아는 척 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가사에 욕도 들어 가는 걸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풍자적인 재미로 그랬다는 걸 이해하면서 함께 따라 부르면 흥미가 더 해집니다.

외롭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겁니다. 밖에 나갔다가 들어 올 때는 근처에서 맛난 카페 모카를 사 들고 와서 마시며, 모차르트나 쇼팽,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을 듣고,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며 행복한 척 합니다.

요즘은 사다 놓은 지 2년도 더 된 라틴어 책을 펴 놓고 라틴어 공부를 합니다. 쓸모 없는 공부도 재미는 있습니다. 볶은 땅콩을 까 먹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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