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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교육정책을 고발한다
홍석기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2.05.06 am10:22   기사승인 2022.05.09 am12:01 인쇄
침실 곁에 놓은 컴퓨터로 2년째 공부를 하고 있는 소녀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2020년 3월, 150개 국가에서 학교들이 부분적으로 또는 전반적으로 문을 닫았다. 책을 읽지 못하거나 셈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120개 나라의 60%나 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다는 것 자체를 포기할 정도에 이르렀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지고있다.

대한민국은 얼마나 더 나을까? 과거 19년 동안 세계 1위를 하던 세계기능올림픽대회가 최근 2회 연속 2~3등에 머물렀다. 중국과 러시아가 1~2위를 다투고, 지난 해(2021년) 아시아 대학 중에는 10위안에 한국은 없었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에서 한국은 4년 연속 10위 안에 든 게 없었다. 2022년 “컴퓨터 공학과 정보통신분야”는 국내 최고인 카이스트가 세계 32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100년 대계를 담보할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

학교에서 열어 준 인터넷 강의는 애들끼리 앉아서 TV 보고 스마트 폰 보면서 게임만 하고 있다고 한다. 출석만 하고, 다른 짓을 하기도 할 것이다. 고등학교에 특강을 하러 갔더니, 수업시간에 화장을 하는 여학생을 방해하지 말고, 잠자는 학생도 깨우지 말라고 학교 선생님께서 충고를 해 주신다. 강의시간에는 학생들에게 질문 하지 말고, 발표시키지 말라고 충고도 한다. 대학에서는 “시험은 쉽게 출제 하고, 성적은 좋게, 잘 주라.”는 부탁을 한다. 필자는 이런 요청을 거절하고, 많은 학생들에게 “F학점”을 준 죄로 그 대학 시간강사에서 물러났다.

어느 유명대학에는 법을 위반하고도 정치인들과 가까운 사이로 인해 법적인 제재를 받지 않고, 수시로 책을 쓰면서 인세수입과 학교 급여를 동시에 받는 교수도 있다. 실습을 해야 할 전문대학 학생들이 도서관은커녕 정문도 몇 번 들어가지 못하고 2년을 마친 채, 졸업을 해야 했다.

학교 선생님들은 교육부만 없어도 교육이 제대로 될 거라고 푸념을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등살에 행정 사무가 많아서 학생들 지도에 방해가 된다는 소리도 들린다. 대학교육혁신위원회, 국회 교육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부 등이 있는데, 국가교육회의까지 신설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다들 무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공고면 어떻고 상고면 어떻고, 자율학교면 어떠하랴? 실업계 고등학교로 분류한 공고나 상고 명칭을 아직도 그대로 쓰는 학교들이 많고, 인천과 대구에는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학도 학교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특수목적고등학교라고 따로 구분을 하고, 민족사관학교를 명칭까지 바꾸라고 한다니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자사고를 없애느니, 특목고의 명칭을 바꾸느니 하면서 하향평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교육감으로 앉아 있다.

총리를 20명이나 배출한 영국의 이튼 칼리지(Eton College)나 프랑스의 그랑제꼴(Grandes Ecoles)같은 학교는 엄두도 낼 수 없겠지만, 학생들이 형편과 사정에 따라 알아서 찾아가는 고등학교면 되지, 학교를 이렇게 어렵게 구분해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공고를 나와 소설가가 되는 분도 있고, 상고를 나와 대통령도 되고, 민사고를 나와 미국최고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되기도 하는 시대이다. 고졸 학생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다가 세계 최고의 K-Pop 리더가 되고, 대학을 중퇴한 사람들이 만든 영화가 세계 문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의 백년대계(百年大計)인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공공기관 또는 단체들과 교육전문가들이 진정으로 고민을 하고 연구하면서 미래교육을 발전적으로 이끌어 가는지 의심이 든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말과 글이 가벼워지고 문해력(文解力)이 약해지고, 수학이 어려워서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요즘, 교육정책은 국어 영어 수학을 100시간 줄이자고 하며, 아시아 역사를 가르치지 말자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듯 하다. 어려운 과목은 가르치지 말고, 민주시민교육을 한답시고 “색다른 사상교육”을 하려는 모양이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조직을 개편하면서 교육과 과학기술 정책도 바뀔 거라고 한다. 내실을 갖추지 못하고 형식만 바꿀까 염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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