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비쿠폰 통한 내수 진작은 합리적
시사강원 기자
입력 2025.06.21 pm12:35 기사승인 2025.06.23 am12:00
빚 탕감 제도는 실효성 보완해야
정부가 발표한 총 30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는 경기 회복을 겨냥한 소비쿠폰 지급과 장기 연체 채무자에 대한 빚 탕감 등 굵직한 민생 대책들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소비쿠폰 정책은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해 체감 효과를 높이려는 점에서 경제 원리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 등으로 제공돼 지역 상권에 즉각적인 소비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췄으며, 중·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을 고려할 때 정부가 투입한 재정이 일정 부분 세수로 환류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물가 안정과 내수 회복이라는 목적에 있어서도 일정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장기 연체자 빚 탕감 정책은 또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정부는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 개인 채권을 5% 수준으로 매입한 뒤 80%를 탕감하고, 나머지 20%는 분할 상환토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신용불량자로 분류된 이들이 과연 그 20%조차 상환할 수 있는 현실적 여력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7년 이상 연체된 채무자의 상당수는 경제적 활동 기반이 불안정하거나 사실상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된 이들이다. 생계형 파산 상태에 가까운 이들이 분할 상환 계획에 참여할 수 없을 경우, 이번 제도는 생색내기나 통계용 정책에 그칠 위험이 크다. 애초에 구조적 회생보다 장부 정리에 가까운 접근이라는 비판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저소득층에게 소비쿠폰을 더 지급하는 것처럼, 장기 연체자 중에서도 사회적 취약계층에는 실질적인 재기를 위한 제도적 유연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분할 상환 유예, 사회복지 연계,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과 병행된 채무 경감책이 필요하다. 이들이 경제활동에 복귀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빚 탕감은 결국 국가 재정만 소모하는 미완성 정책에 불과하다.
경제 회복의 열쇠는 회색지대에 놓인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데 있다. 진정한 재정 정책은 통계보다 사람을 중심에 둘 때 그 효과가 온전히 발휘될 것이다. 소비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경기 자극 수단이고, 제대로 설계된 채무 조정은 장기적인 사회 안정 기반이 될 수 있다. 둘 다 필요하며, 둘 다 정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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