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서 피어난 김도향의 광고음악
한무룡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5.07.04 pm04:14 기사승인 2025.07.07 am12:00
광고 음악은 음악이 가장 낮은 위치에 놓이는 듯 보이면서도, 때로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야다.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이 되어 감정을 유도하는 것처럼, 광고 음악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상품을 각인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 분야의 대가, 김도향은 무려 3,000곡 이상을 작곡한 인물로, 광고 음악계의 베토벤이라 불릴 만한 성취를 이뤘다.
광고 음악의 시작은 먼 옛날, 원시적 소리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인류가 수많은 소리를 정리하며 음악을 만들었고, 그 음악은 다시 분화되어 광고 음악이라는 기능적 예술로 진화했다.
광고 음악 덕분에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 상품도 있다. 대표적 예가 '맛동산'이다. “맛동산 먹고 즐거운 파티, 맛동산 먹고 맛있는 파티”라는 광고 음악은 상품의 맛보다 소비자의 뇌리에 더 깊이 각인돼 있다. 50년간 장수한 이 과자는 단순한 스낵이 아니라, 노래와 함께한 시대의 기억이다.
재미있는 건 김도향이 광고 음악의 길로 들어선 배경이다. 1970년대 연예계 대마초 사건으로 활동이 중단되면서, 그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광고 음악에 주목했고, 결국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만약 그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면 오페라와 교향곡을 썼을지도 모르지만, 한국의 광고 음악이라는 ‘현장’에서 그는 진짜 실력을 증명했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 때로는 좌절이 길을 바꾸고, 우회가 황제로 만드는 계기가 된다. 김도향의 이야기처럼, 지금 무언가 잘되지 않는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다른 분야에서 진정한 자리를 찾을 수도 있고, 비록 왕관을 쓰지 못하더라도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세계는 반드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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