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와 일하는 사장님은 먼저 ‘라떼’를 잊으세요.
윤숙희 기자
입력 2020.05.21 am11:14 기사승인 2020.05.25 am12:09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는 사장님은 먼저 ‘라떼’를 잊으세요.
요즘 정신적으로 방황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사장님이 적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을 매일 접해야 하고, 시스템이나 조직환경도 급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식 같은 연령대의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는 것은 낯선 경험이며 어렵게만 느껴지는 큰 과제로 다가온다.
신입사원을 며칠 지켜보다 ‘얘는 대체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숨길 수 없는 마음이다. 아무리 사장의 말이라도 공감되지 않으면 딴지를 걸고, 친해지고 싶어 회식하려고 하면 다이어트나 사적인 일을 핑계로 싫다고 한다. 심지어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가르쳐 주려고 하면 꼰대라며 피한다, 저절로 나오는 한숨을 참으며 생각은 자꾸 라떼를 찾게 된다.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마치 기름과 물이 섞이지 못하는 느낌을 받으며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리더들이 많다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다. 섞이지 않는 다른 인종 같아서 내버려 두면 도와주지는 않고 일만 한다며 오히려 불만이다. ‘아~! 정말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거지?’
이전과 다른 세대의 등장에 어려움을 겪는 리더들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기존 세대가 출근할 때 입는 옷의 기준이나 예의를 갖췄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취향대로 자유롭게 입는 것을 선호한다. 이제 기존 세대의 생각을 주입하는 리더십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애플 아이폰을 삼성 갤럭시처럼 사용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아이폰과 갤럭시는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용법이 완전히 달라서 갤럭시를 쓰던 사람이 아이폰을 사용하려면 새로운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마찬가지로 밀레니얼 세대를 리딩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대하는 새로운 지혜와 리더십이 필요하다.
‘데일카네기트레이닝’ (Dale Carnegie Training)의 리서치에 의하면 밀레니얼이 조직에 기대하는 요소는 의미와 즐거움, 주체성, 존중, 인테그리티라고 한다. (‘integrity’는 진실성, 정직, 청렴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밀레니얼은 의미와 흥미로운 업무를 바라며, 주도적으로 일하고, 존중받기를 원하며, 경영진과 상사에게 인테그리티를 느끼기를 바라는 것이다.
기존 세대는 사회생활이 힘들어도 ‘원래 이런 거야.’라는 상사의 말에 수긍하며 참고 지냈다. 어른이 말씀하시면 말대꾸하지 말라고 교육받으며 자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다르다. 대접받으며 귀하게 자랐고, 자신을 표현하도록 교육받았다. 어쩌면 기존 세대가 키우고 오히려 당황하는 셈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지, 중요한 선택을 했다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핵심 가치는 무엇에 두고 있는지 등을 알아보는 건 매우 중요하다.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고 가까워지고 싶은 대상을 알아가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이너뷰(Innerview)로 팀원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이너뷰는 1:1 인터뷰의 한 형태로 심층 면담을 뜻한다.) 이너뷰 진행을 위해 리더는 미리 질문 리스트를 준비해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팅을 시작할 때는 스몰 토크로 시작해 본론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좋다.
이너뷰의 핵심은 ‘상대방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가’에 있다. 따라서 사실과 원인 질문을 할 때 “무엇을 했나요. 또는 왜 그것을 했나요?”라고 직접 질문을 해도 되지만, 가치관 질문은 우회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실 질문의 예를 들자면 “첫 번째 직장은 어디였나요?, 취미가 무엇인가요?” 등을 묻는다.
원인 질문은 “왜 그 학교 또는 전공을 선택했나요?, 어떻게 해서 그 취미를 갖게 되었나요?” 등을 물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가치관의 질문은 “살아오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누구인가요?”, 또는 “지금까지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무엇인가요?” 등을 물어볼 수 있다.
이렇게 진행하다 보면 사생활 얘기를 싫어하는 밀레니얼 세대이기에 걱정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이너뷰를 1:1로 진행하는 것이며, 대화 내용은 반드시 비밀로 간직할 것을 미리 밝혀야 한다. 이너뷰는 ‘서로 이해하고 도와주기 위한 목적’이지 ‘평가’를 위한 것이 아님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좋다. 즉,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야 이너뷰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업무 지시를 ‘Why’와 함께 요청형으로 하도록 권하고 싶다. 앞서 진행한 이너뷰로 직원의 가치관, 신념, 우선순위 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했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일방적인 업무 지시는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업무라도 맡겨진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네? 왜요?”라고 망설임 없이 물어온다.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 리더는 ‘하라면 그냥 할 일이지, 무슨 말대답이야?’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밀레니얼 직원은 퇴사나 부서 이동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이너뷰를 통해 알아보았듯이 밀레니얼 세대에겐 의미와 즐거움, 주체성,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이번에 S회사 영업 팀장들을 대상으로 세일즈 역량 진단을 진행하는데, 힘들 수 있지만 컨설턴트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관심 있으면 해볼래요?” 하는 것이다. 주체성을 인정받는다는 느낌과 직원이 추구하는 가치 성장을 연결하는 요청이 되지 않을까? 라떼는 깨끗이 잊고, 자신을 먼저 변신시키는 리더! 시대가 원하는 멋진 당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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